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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요약 | 로봇은 오랫동안 신화나 전설의 영역에 머물렀지만, 18세기에 들어와 다양한 자동인형이 제작되기 시작했다. 차펙은 1920년에 ‘로봇’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했으며, 아시모프는 1941년에 로봇이 지켜야 할 3대 원칙을 제안했다. 산업용 로봇은 1961년에 처음 등장한 후 1980년대에 들어와 본격적인 성장의 국면을 맞이했다. 최근에는 인간형 로봇과 인공지능을 매개로 로봇이 일반인에게도 매우 친숙한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2016년 1월에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은 ‘제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꺼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아직 학술적으로 정착된 용어는 아니지만, 한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들은 열광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인공지능 로봇을 둘러싸고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로봇은 최근에 대중적 관심을 듬뿍 받고 있지만, 사실상 로봇의 역사는 제법 오래 되었다. 로봇은 오랫동안 상상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가 20세기 후반에 산업용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한 후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결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픽 앤 플레이스 로봇(pick and place robot)

로봇의 기원을 찾아서

로봇은 사람과 유사한 모습과 기능을 가진 기계, 또는 무엇인가 스스로 작업하는 능력을 가진 기계로 정의되고 있다. 이러한 정의를 수용한다면, 로봇은 ‘로봇’이란 용어가 등장하기 전에도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 역사상 최초의 로봇으로는 ‘탈로스(Talos)’가 꼽히는데, 2017년에 스페인의 팔 로보틱스(PAL Robotics)는 자사의 인간형 로봇(humanoid robot)에 탈로스란 이름을 붙였다. 탈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조인간으로 크레타 섬을 지키는 파수병 역할을 했다. 온몸이 청동으로 된 탈로스는 뜨겁게 달아오른 몸뚱이로 적들을 덥석 껴안아서 죽이기도 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전설은 유대인과 중국인에게도 전해지고 있다. 유대인들의 지혜의 책으로 평가되는 ≪탈무드≫에는 ‘골렘(Golem)’이라는 괴물이 나온다. 율법학자들이 지구의 모든 지역에서 먼지를 긁어모은 후 이를 반죽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골렘은 생명이 없는 물질이라는 뜻인데, 골렘을 움직이게 하려면 이마에 ‘진리’라는 글자를 새겨주면 되었다. 중국의 경우에는 언사(Yan Shi)라는 재주꾼이 주나라의 목왕에게 자동인형을 보여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 인형은 사람과 똑같이 생겼으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도 했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495년경에 로봇에 대한 설계를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1950년대에 발굴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에 갑옷을 입은 기계기사가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그 후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로봇을 복원하는 작업이 다각도로 진행되었고, 1999년에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은 자사의 로봇수술 시스템에 대한 이름으로 다빈치를 선택했다. 동양의 경우에는 ‘일본의 에디슨’으로 불리는 히사시게 타나카(Hisashige Tanaka)가 1840년대에 ‘카라쿠리 인형’이라는 혁신적인 자동인형을 선보였다. 찻잔이 놓인 쟁반을 든 인형에 태엽을 감으면 그 인형이 사람에게로 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설계를 바탕으로 복원한 로봇의 모형과 내부구조

자동인형(automata)이 18세기 유럽에서 대중적 인기를 모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당시에 프랑스의 기술자인 보캉송(Jacques de Vaucanson)은 자동인형의 제작자로 이름을 떨쳤다. 그가 만든 자동인형에는 플루트 연주자(flute player), 소화하는 오리(digesting duck, ‘오리기계’ 혹은 ‘똥 싸는 오리’로 번역되기도 한다), 탬버린 연주자(tambourine player) 등이 있었다. 그중 소화하는 오리는 음식을 먹고 소화해서 배설하는 오리를 기계로 구현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속임수를 썼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프랑스의 의사이자 철학자이던 라메트리(Julien Offray de La Mettrie)는 보캉송의 자동인형에서 영감을 받아 1748년에 ≪인간기계론≫이란 화제작을 발간하기도 했다.

보캉송의 세 가지 자동인형왼쪽으로부터 플루트 연주자, 소화하는 오리, 탬버린 연주자이다.

아시모프가 제안한 로봇의 원칙

‘로봇’이라는 용어는 1920년에 체코슬로바키아 극작가인 차펙(Karel Čapek)이 <로섬의 만능로봇(Rossum’s Universal Robots, R.U.R.)>이란 희곡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봇의 어원은 체코어로 천한 노동, 중노동, 강제노동 등을 뜻하는 ‘로보타(robota)’이다. 연극은 뛰어난 과학자 로섬과 그의 아들이 원형질에 가까운 화학물질을 개발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이 물질을 가지고 인간에게 무조건 복종하고 모든 육체적 노동을 대신해 줄 로봇을 만들었다. 그런데 로섬의 동료 한사람이 로봇에 감정을 불어넣은 이후에는 로봇이 점점 일을 싫어하게 되었고, 결국은 반란을 일으켜 사람들을 죽이면서 세계를 정복하게 된다.

<로섬의 만능로봇>이란 연극에는 세 대의 로봇이 등장한다.

로봇에 관한 논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이다. 그는 ‘SF의 황금시대’를 연 거장으로 1940~1950년에 로봇에 관한 9편의 단편을 썼다. 1941년의 <라이어!(Liar!)>에서는 로봇의 3대 원칙을 제시했고 1942년의 <런어라운드(Runaround)>에서는 ‘로봇공학(robotics)’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아시모프의 초기 단편들은 1950년에 ≪아이, 로봇(I, Robot)≫으로 발간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는데, 여기에는 대체로 로봇에 대한 긍정적인 미래상이 그려지고 있다. 그의 로봇들은 뜨거운 작업장에서 묵묵히 일을 하고 각종 가사노동을 대신해 주며 인간을 미지의 은하계로 인도한다. 아시모프에게 로봇은 인간이 기피하거나 직접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해 주는 헌신적인 조수인 것이다.

≪아이, 로봇≫의 초판 표지(1950년)

그러나 아시모프가 미래에 관한 환상만을 묘사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는 1941년에 쓴 <라이어!>에서 로봇의 위험성을 감안하여 로봇이 지켜야 할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위험에 처해 있는 인간을 방관해서도 안 된다. 둘째,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경우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반드시 복종해야만 한다. 셋째,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경우 로봇은 자기 자신을 보호해야만 한다.

아시모프는 1985년에 발간한 ≪로봇과 제국(Robots and Empire)≫에서 제0원칙을 추가하기도 했다. 제0원칙은 “로봇은 인류에게 해를 가하거나,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류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아시모프가 이전에 제안했던 3대 원칙보다 더욱 우선순위가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 아시모프는 로봇이 이와 같은 원칙을 지키는 한도 내에서만 인간이나 인류에게 유익하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이다.

산업용 로봇의 출현

공상의 세계에 머물거나 흥미로운 장난감에 불과했던 로봇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와 산업 현장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의 산업용 로봇으로는 미국의 데벌(George Devol)이 개발한 유니메이트(Unimate)가 꼽힌다. 그는 1954년에 유니메이트를 발명한 후 엔젤버거(Joseph Engelberger)와 함께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데벌과 엔젤버거는 1961년에 로봇에 대한 최초의 특허를 받았으며, 1962년에는 세계 최초의 로봇 기업인 유니메이션(Unimation)을 설립했다. 최초의 유니메이트는 1961년에 제너럴 모터스에 인도되었으며, 자동차 부품을 이동시키거나 용접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어 1973년에는 일본 와세다 대학의 연구팀이 두 다리로 걷는 로봇인 와봇(Wabot)을 제작하여 인간형 로봇의 시대를 예고했다.

1980년을 전후하여 산업용 로봇은 본격적인 성장의 국면을 맞이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로봇 수는 1979년에 2천 대 정도였던 것이 1980년에는 3천 대, 1981년에는 5천 대를 넘어섰다. 이와 같은 로봇의 가파른 상승세는 1979년에 발발한 제2차 석유파동에서 비롯되었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 대응하여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 강구되었고, 그 과정에서 로봇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던 것이다. 당시의 많은 잡지들은 ‘자동화 시대’나 ‘로봇 시대’의 개막을 선포했는데, 로봇이 인간의 생활을 전면적으로 개편한다는 의미에서 ‘로봇 혁명(Robot Revolution)’이란 용어도 등장했다.

1980년 12월 ≪타임≫은 ‘로봇 혁명’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로봇이 확산되면서 예기치 않았던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1986년 제너럴 모터스의 한 조립공장에서는 도장용 로봇이 갑자기 서로 페인트를 쏘아대는 사태가 빚어졌다. 덕분에 공장의 노동자들은 구식 분무 총을 사용하여 수백 대의 자동차를 다시 칠해야 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로봇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로봇 조작에 10년 정도의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가 1982년에 가와사키 중공업의 고장난 로봇을 수리하던 도중 그의 뒤에 있던 다른 로봇에 맞아 죽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로봇안정성(robot safety)’이란 문제가 제기되었고, 로봇이 인간을 포함한 주위 환경에 손상을 주지 않기 위한 각종 대책이 마련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매우 다양한 유형의 로봇이 출현함에 따라 이를 분류하는 작업도 전개되었다. 로봇을 분류하는 기준으로는 용도, 동작형태, 조작방법 등을 들 수 있다. 로봇은 그 용도에 따라 산업용, 의료용, 가정용, 탐사용, 군사용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로봇의 동작형태에는 원통좌표형, 극좌표형, 직각좌표형, 다관절형 등이 있다. 또한 로봇은 조작방법에 따라 인간이 직접 조작하는 수동조작형 로봇(manual manipulator), 미리 설정된 순서에 따라 행동하는 시퀀스 로봇(sequence robot), 인간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플레이백 로봇(playback robot), 프로그램을 수시로 변경할 수 있는 수치제어 로봇(numerically controlled robot), 학습능력이나 판단력을 지닌 지능형 로봇(intelligent robot) 등으로 구분되고 있다. 이러한 분류와 로봇의 세대를 연결시켜 보면, 수동조작형 로봇과 시퀀스 로봇은 제1세대, 플레이백 로봇과 수치제어 로봇은 제2세대, 지능형 로봇은 제3세대에 해당한다.

로봇의 진화는 어디까지

20세기 말에 들어와 로봇은 산업체를 넘어 일반인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오는 양상을 보였다. 1999년에 소니는 감정 표현이 가능한 애완용 강아지 로봇인 아이보(AiBo)를 출시했다. 일본에서는 아이보 클럽이 형성되어 애완용 로봇을 훈련시킨 사람들이 모여 경연대회를 열기도 했다. 일본 로봇의 대명사로는 2000년에 혼다가 개발한 두 다리로 걷는 인간형 로봇인 아시모(ASIMO)를 들 수 있다. 아시모는 직립 보행을 하는 것은 물론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에는 2005년에 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이 휴보(HUBO)를 개발함으로써 로봇 강국의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일본 로봇의 대명사로 평가되는 아시모(왼쪽)와 한국과학기술원이 제작한 알베르트 휴보(오른쪽)

로봇의 현황과 미래를 읽는 키워드로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을 들 수 있다. 인공지능의 역사도 오래 되었지만, 20세기 말에 들어와 빅 데이터에 입각한 딥 러닝(deep learning)이 현실화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97년에 IBM의 딥블루는 체스에서, 2011년에 IBM의 왓슨은 퀴즈에서, 2016년에 구글의 알파고는 바둑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중 왓슨은 각종 의료 데이터를 동원해 암의 발견과 최적의 치료를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 인공지능은 드론, 자율주행자동차, 자동번역기, 개인 비서 등의 형태로 우리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퀴즈쇼 프로그램인 제퍼디!(Jeopardy!)에서 제닝스(Ken Jennings), 왓슨(Watson), 러터(Brad Rutter)가 경쟁을 벌이는 광경(2011년)

앞으로 로봇이 계속해서 진화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로봇을 매개로 어떤 세상이 도래하는가 하는 점에 있다. 서두에서 언급한 세계경제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을 매개로 2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기는 반면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예상한 바 있다. 최근에는 로봇의 사회적 통제에 대한 토론도 진지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로봇윤리의 정립, 킬러로봇의 금지, 로봇세의 부과 등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더 나아가 ‘호모 사피엔스’로 불리는 인간 종에 대비하여 ‘로보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로봇 종이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창업자인 빌 조이(Bill Joy)는 2000년에 <왜 우리는 미래에 필요 없는 존재가 될 것인가>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30년 내에 인간 수준의 능력을 가진 컴퓨터가 나오리라는 전망과 함께 새롭게 드는 생각이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혹시 우리의 종을 대체할 수도 있을 정도의 테크놀로지가 가능한 도구를 만드는 일이 아닐까? … 그러한 지능을 가진 로봇이 얼마나 빨리 만들어질 수 있을까? 컴퓨터 기술의 발전 속도로 볼 때 그것은 2030년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능을 가진 로봇이 존재하게 되면, 스스로의 자기 복제를 통해 진화하는 로봇이 출현하는 데에는 작은 한 걸음만 더 필요할 뿐이다. … 무엇보다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은 GNR(유전공학, 나노기술, 로봇공학) 기술에서의 파괴적인 자기 복제의 힘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로봇 – 자동인형에서 인공지능 로봇까지 (세상을 바꾼 발명과 혁신, 송성수, 생각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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